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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미러의 자동차/자동차 돋보기

국내 공인연비제도, 어떻게 개선되어야 할까?

지금까지 취미로 자동차블로그를 운영하면서 운좋게도 일반운전자보다 조금 더 여러가지를 경험할 수 있는 기회가 더 많이 생깁니다.
그런 경험들을 겪으면서 자동차 제도나 자동차 문화와 같은 것들이 소비자 입장에서 바뀌어야 하는 것들이 은근히 많다는 생각을 하게되는데요.
그 중 쉽게 바꿀 수 있고, 꼭 바뀌어야 하는 것이 있다면 바로 '연비' 라고 생각이 됩니다.
연비는 최근 고유가시대를 차량을 선택하는 요소중 갈수록 중요해지고 그 비중도 상당히 큰 그런 요소이죠.
이 연비에 대해서 저도 항상 의문을 가지고 뭔가 바뀌었으면 하는 생각이 있었는데요.
그것을 한번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소비자가 가지는 연비에 대한 의문


최근 모 의원이 지식경제부에서 추진한 공인연비 보정계수 도입 타당성 분석에서 나온 기사를 본 적이 있는데요.
미국 5사이클 연비 방식으로 측정했더니 지금의 공인 연비와 많은 차이가 있어 연비측정기준이 옛날방식이라는 것입니다.
저는 아쉬운 것은 이러한 연비측정 기준이 현실과 다르다는 것은 어느정도 많이 알고 있는 사실아닌가요?
매번 기사에 연비가 실제와 다르다는 이야기는 매년 나오는 꺼리같습니다. 
 

- 금번 자동차 공인연비 보정계수 도입 타당성 분석시 나온 조사 결과

제가 볼때 일반운전자보다는 여러 차종을 경험하면서 생기는 의문은 실연비가 공인연비와 차이 있는 문제도 있지만 
바로 같은 국내 기준인데도 메이커별 실연비가 나오는 수준이 좀 다른 다는 문제, 그리고 연비 표기가 실제 일반 운전자들이 준용하기에 불편하다는 점 등이라고 생각합니다. 

쉽게 설명하면 제가 경험해보니 국산차들은 약간 실연비가 생각보다 잘 안나오고 수입차중에 유럽산중 일부메이커는 실연비가 꽤 잘나오는 것을 경험의 축적을 통해 자연스레 생각하게 된 부분이 있습니다.
온라인에서 이야기하는 뻥연비라는 단어가 이런 현상에서 나왔겠죠.
저는 이런 경험을 통해서 단순히 공인연비와 실연비가 차이난다는 그 문제 자체보다는  좀 더 여러각도에서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좀 더 자세히 들어가보도록 하죠.






우리나라가 연비를 측정하는 방법


우리나라는 연비를 어떻게 측정을 하고 있을까요?
일단 연비는 실제 테스트차를 가지고 운행을 한 후 유량을 가지고 측정하지는 않습니다. 이렇게 한다면 현실적으로 측정이 힘들겠지요.
그래서 측정 시뮬레이션 장비위에 차량을 올려놓고 배출가스를 분석해서 연비를 재고 있습니다.


이것이 정확할까?라고 생각이 들지만 어느 정확한 편이라고 하더군요.
이러한 동일한 실험공간을 만들어 특정 조건의 상황을 만들어 측정을 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공인연비의 그 숫자는 어떠한 조건에서 나오는 걸까요?
우리나라는 미국 LA의 시가지흐름을 준용한 FTP-75 모드와 미국 고속도로 흐름을 반영한 HWFET을 준용하여 환산계수를 적용하여 측정기준을 운영하고 있는데요. CVS-75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아마 아래 그래프를 보시면 아주 쉽게 이해하실텐데요.



총 17.84km를 운행하며, 측정시간은 1875초, 환산하면 31.25분이네요.
X축이 속도이니 약 90km/h까지 속도가 올라가고 멈췄다가 속도를 올렸다가를 반복하는 것을 보실 수 있습니다. 그리고 중간에 10분을 아예 쉬고 있는 조건도 보실 수가 있겠지요.
그래프 요약에서도 보이듯이 평균속도는 34.1km/h이고 최고속도는 90km/h 입니다.
이렇게 해서 차량의 공인연비가 나오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 그래프를 보면 드는 생각은....
우리가 고속도로가 들어가면 최소 100km/h는 밟고 있지 않나요? 실제 고속도로의 제한속도도 100~110km/h으로 되어 있죠.
그리고 시내도로에서도 정체구간에서는 10~20km/h의 속도로 가다서다를 반복합니다.
시뮬레이션 하는 속도의 수준이나 구간을 좀 더 국내 지형에 맞게 변경시켜야 하는 부분도 분명 있는 것으로 생각이 됩니다.





어떤 것이 소비자가 원하는 연비표시인가?



실연비와 공인연비가 많이 차이나는 부분에 있어서는 우리나라만 그런 것은 아닙니다.  일본 또한 동경의 시가지 흐름을 준용한 10 모드라는 것을 채택하고 있는데 실제 일본제원을 보면 우리나라보다 더 실연비와 차이가 나죠. 유럽도 그러합니다.
저는 이러한 부분보다는 
앞서 말했듯이 측정기준을 다른 나라를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어차피 나라별 기준은 약간씩 상이하므로 우리나라 실제 환경에 맞추어 바꾸어야 하고, 또한 소비자 지향적으로 표기기준도 바꾸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북미시장 표기를 보면 City 기준 Highway 기준을 표기하고 있습니다. 저는 이 표기가 정말 마음에 드는데요.
제가 시승기를 쓸때도 고속에서는 대략 몇이고 시내에서는 대략 어느정도 나온다고 이야기를 합니다. 그만큼 표현하는 사람도 쉽고 듣는 사람도 와닿는다는 거죠.
그리고 미국도 2013년부터는 아래 처럼 더 많은 정보가 표기된 방식으로 바뀐다고 하는데요.  
연간 연료비도 나오고 다른 차종에 비교해서 효율성이나 친환경성이 얼마나 되나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어쨌든 시내기준과 고속도로기준을 병기하는 것은 소비자를 입장에서는 꼭 필요하지 않나라는 생각을 합니다.




측정 기관의 운영감독 문제가 더 중요


그런데 제가 서두에 이야기했듯이  우리나라에서 정부에서 공인한 시험기관에서 동일한 측정기준을 가지고 테스트한 연비인데 왜 어떤 메이커는 실연비가 잘 나온다는 현상이 나올까요?
이건 제도 운영감독상의 문제가 아닌가 합니다.
공인연비신고절차는 아래와 같이 제조사/수입사가  3개 시험기관(한국에너지 기술연구원, 자동차부품연구원, 한국석유관리원)에 의뢰해서 나온 측정치를 에너지관리공단이 그대로 인증하는 방식으로 되어 있습니다.

 

물론 제가 실제 업계에 있거나 테크니컬한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내부 상황이나 속사정까지 들여다 볼 수가 없지만  상식적으로 생각한다면 정부기관이 공인연비를 산출하는 시기가 양산차종이 나오기 전 단계이기때문에 메이커의 좋은 공인연비 획득을 위한 많은 노력이 있을 것입니다.(이것은 어쩔 수 없겠지요)
문제는 그 다음입니다.
에너지관리공단이 공인연비 획득 후 실제 양산차들의 표본을 가지고 다시 CVS-75로 TEST하여 검증을 다시 제대로 한번 할까요? 
제가 알기로는 1년마다 신고를 다시 하는 형태를 알고 있는데요.(정확한 규정을 아시는 분은 댓글을 달아주세요.) 
이런 개념이 아니라, 에너지관리공단이 주체로 직접 검증을 해야하고 검증을 하는 주기 자체도  상용차가 나온다음 바로 시작해서 여러번에 걸쳐 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한다면 메이커별로 실연비가 다르다는 현상이 나올리가 없겠죠.

이렇게 제도를 운영감독 함에 있어 실제 시장현실과 합치시켜야 하는 면이 분명히 있습니다.





내년에 새로운 연비제도가 나온다고 하는데....


어떠신가요?
제가 생각하는 것은 실연비가 공인연비와 차이가 존재한다는 그 자체보다는 
우리나라 실정에 가장 현실화한 측정기준인건지... 그리고 소비자와 메이커가 편리하게 통용할 수 있는 표기방식인건지..
그리고 정부기관의 운영이 문제가 없도록 보완해서 이를 투명하게 발표하는 그런 과정과 논의가 필요합니다.
지식경제부에서는 의견을 수렴해서 내년 상반기에 개선된 연비 표시제도를 내놓겠다라고 기사를 통해 본적이 있는데요.
제대로 의견 수렴을 하고 단순 표기가 아니라 제도운영까지 포괄적으로 개선된 결과를 내놓아야 할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