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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미러의 자동차/자동차 돋보기

독일 벤츠의 변신이 반가우면서도 아쉬운 이유


2009년부터 블로그를 운영해오면서 자동차에 대한 여러 경험을 하게 되면서 자동차를 보는 눈은 좀 더 디테일해지고 나름대로 기준도 명확히 생기는 것 같습니다.

물론 자동차에 대한 저만의 취향과 관점도 명확하게 생기는 것은 두말할 나위도 없겠지요.

오늘은 제가 선호하는 브랜드의 변화에 대한 이야기인데요. 저의 선호가 있는 만큼 기대와 아쉬움이 공존하고 있는 현실을 공유하고자 합니다.



저는 국산 준대형세단을 패밀리카로 수입 스포츠카를 세컨카로 타고 있는데 저의 세컨카 브랜드는 '벤츠'를 선호하게 되었습니다. 

예전에는 SLK(R171) 로드스터를 탔었고 지금은 E클래스 쿠페(C207)를 타고 있습니다.

 

수년째 벤츠 관련 웹진 컬럼 기고도 하고 있어 좀 더 관련성과 이해가 높아진 면도 있지만 단순히 관련성이나 브랜드 파워를 본 것보다는 자동차에 곳곳에 스며들어가 있는 브랜드의 특성이 저에게 맞고, 그 브랜드가 변화하는 모습이 저에게 충분한 호감과 선호를 준 것이라고 봐야겠습니다.


- 벤츠 E350 쿠페


- 벤츠 SLK로드스터(R171)


특히 최근에 벤츠의 행보는 충분히 소비자들에게 좋은 임팩트를 주고 있고 시장반응도 국내의 좋은 판매량을 보면 이에 화답한 것이라고 봐야죠.  제가 2011년 당시 한번 이런 글을 쓴 적도 있었습니다.


메르세데스 벤츠가 젊어져야 하는 이유! - '11.5.24


이때 저는 BMW가 더 유리할 것이라는 예상을 했었습니다. 이유는 벤츠가 너무 올드한 성향을 가지고 있어서 엔트리 영역에서 주도권을 가지지 못하게 되니 소비자군도 동일하게 노령화되어 장기적으로는 불리해질 것이라는 점 때문이었습니다.

그러나 메르세데스 벤츠는 이러한 예상을 보기좋게 반박하듯 많은 변화를 투영한 모델을 소비자에게 선사했고 시장도 이에 반응했다고 보면 될 것입니다.




1. 벤츠의 반가운 변화들은 무엇?


품격을 가지고 있되 다이내믹한 디자인과 차종 다변화

벤츠의 얼굴과 라인이 올드함을 품고 있었다면 점차 젊어진 디자인을 선보이되 품격을 잃지 않았다는 것이 벤츠의 변화중 하나입니다.

그런데 이것이 SUV를 포함한 엄청나게 다양한 라인업 확장과 함께 이루어졌다는 것이 대단한 것 같습니다.

A/B/C/E/S클래스 라는 중심라인업이 있고 CLA, CLS와 같은 쿠페형 세단 파생버젼, GLA/GLC/GLE/GLS와 같은 SUV 모델라인업과 각각 모델마다 있는 SUV쿠페까지 확장되었고, AMG GT와 같은 스포츠카나 G바겐과 같은 정통 SUV, S클래스 마이바흐와 같은 대형 럭셔리 세단까지 확장된 라인업은 디테일한 소비자의 욕구를 충족시키기에 부족함이 없죠.


- 벤츠 GLE 쿠페


불과 몇년 사이에 이렇게 다양한 모델체계로 확장하며 SUV흐름에도 적극적 대응을 함과 동시에 확 달라진 젊은 벤츠의 디자인을 선보인 것이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았다고 생각됩니다.


● 월등하게 앞서가는 럭셔리한 인테리어

아마도 소비자가 피부로 느끼는 가장 큰 벤츠의 변화는 확실하게 급을 달리하는 럭셔리한 인테리어 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현행 C클래스(2014년 출시)가 나오는 시기부터인가요?

벤츠의 럭셔리 감성은 특히 인테리어에서 경쟁자들을 압도해버렸습니다.


최근 E클래스의 쿠페나 카브리올레, S클래스를 보면 더더욱 그런 인식을 공고히 만들어주죠.  다들 고급화 전략으로 가고 있는 이때 벤츠의 인테리어는 이게 진짜 럭셔리 브랜드의 그것이야!  이렇게 말해주는 것 같습니다. 


- E클래스 신형 쿠페 인테리어


 

● 지속적으로 보여주는 기술리더쉽

벤츠하면 신기술 리더쉽을 빼놓을 수 없죠.

자율주행 기능에서는 분명히 조금 더 나은 디테일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전기차 리더쉽에서는 분명 노하우와 기술리더쉽이 있다고 업계가 평가하지만 아직 시장에 명확하게 선보이지 않은 것은 아쉬운 점입니다. 


관련글

벤츠 E클래스와 제네시스 G80의 반자율주행을 비교해보면? - '16.8



2. 벤츠의 변화뒤에 약해지고 있는 벤츠의 Identity들 


하지만 이런 변화들이 너무나 반갑지만 아쉬운 것들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과급 엔진으로 침해되고 있는 벤츠의 엔지니어링 밀도


벤츠를 경험하면서 다른 프리미엄 브랜드 대비 좋은 것은 

어떤 상황에서 엑셀레이팅을 하건 허둥지둥 대지 않은 정제된 엔진반응과 함께 안정적인 거동을 보인다는 것이었습니다. 물론 반박자 느린 엔진반응으로 BMW 대비 재미가 없다는 점을 지적할 수 있겠지만 그대신 리니어하고 깔끔한 엔진반응은 벤츠만의 트레이드 마크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최근 C클래스나 E클래스는 2리터 터보를 기본 엔진으로 삼죠.

다운사이징 흐름에 따라 이제는 '자연흡기(NA)엔진은 과거의 사치일 뿐이다'라는 표현이 일반화 될 정도로 이제는 과급(터보)엔진이 기본이 되었죠. 하지만 그러면서 달라진 것은 엔진반응에 군더더기가 많아졌다는 것입니다.

예전에는 확 밟아도 '주우우우우욱'  균일하고 지긋한 엔진반응이 나와줬다면 지금은 확 밟으면 키깅키깅하면서 엔진이 출력을 뽑아주는 느낌이랄까요..

과급(터보)엔진이 대세인 시대에 다른 브랜드도 역시 이점은 부족하겠지만 벤츠만은 이런 엔지니어링을 잘 할 것이라는 것을 벤츠 오너들은 기대했을 것입니다.



● 도어의 여닫음에서도 느꼈던 벤츠의 묵직함은 어디로?


또 하나 아쉬운 것은 바로 도어의 느낌입니다.

이전 세대 E클래스 세단(W212)이나 E클래스 쿠페(C207)를 타보면 묵직한 도어의 여닫는 맛이 살아있죠.

묵직하면서도 철커덩하는 도어의 여닫는 느낌은 벤츠의 Identity와도 잘 맞아 떨어졌습니다.



그런데 최근 신형 모델들을 보면 확실히 묵직한 맛은 줄어들은 것 같습니다.

그 이유는 아마도 아래 사진에서 보듯이 도어 설계의 변화 때문으로 예상을 해봅니다. 예전에는 알루미늄 판넬이 들어갔다면 지금은 합성수지재질의 폼이 들어가는 이유이겠죠. 이것은 경량화나 원가절감이슈와도 이어질 수 밖에 없는 문제인데 벤츠만은 상황은 아닐겁니다.

모든 브랜드가 이렇게 진화하고 있는 것이죠.


하지만 예전 벤츠의 Identity를 아는 오너들에게는 분명 아쉬움 중에 하나입니다.


- 도어 패널 비교 (상:현재 E클래스, 하:W212 E클래스)  사진 자료는 수입차 오디오를 전문으로 하는 오렌지커스텀( https://blog.naver.com/lenlhs84 )에서 발췌하였습니다. 


자, 독일 벤츠가 보여주고 있는 변화는 '프리미엄 브랜드'가 어떻게 변화해야 하는지 아주 좋은 본보기를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또 어떤 신모델을 보여줄 지도 궁금하고 자율주행 기술을 포함한 C(Connectivity).A(Autonomous).S(Sharing).E(Electrofication) 흐름에서도 앞선 모습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벤츠를 선호했던 사람들은 벤츠의 강력한 identity를 잃어버리는 것도 벤츠에서는 한번쯤 되돌아 보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보게 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