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스팅어 3.3트윈터보 GT 모델을 시승해봤습니다. 그리 길지는 않은 시간이었지만, 기아차가 후륜구동 기반 스포츠 세단이라고 자신있게 명명한 차가 어느정도였는지 정도는 충분히 알 수 있었는데요.
소비자 관점에서 스팅어에 대한 10가지 주요 질문에 대한 답을 가감없이 해보겠습니다.
- 시승차량 : 3.3터보 GT AWD 5,110만원(드라이브 와이즈 패키지 150만원 추가)
관련글 : 스팅어의 'E'로고에 숨겨진 기아차의 전략은? - '17.5.23
1. 3.3트윈터보 엔진에서 나오는 퍼포먼스와 성향은?
370마력, 52.0kg.m/1,300~5,200rpm의 토크는 200마력대의 엔진과 확연히 차이가 나죠.
이 엔진을 주로 제네시스G80, EQ900과 같은 플래그쉽 세단이면서 중량이 꽤 나가는 차체에서만 경험해봤었는데요. 스팅어와 같은 중형급 차체에 올라가니 어느정도 폭발적이라고 표현을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엔진의 파워는 어차피 배기량과 과급기의 정도로 예상이 가능한 것이구요. 중요한 것은 실제 변속기를 통해 전달되는 파워나 엑셀의 가감에 따른 디테일한 느낌인데요.
일단 풀악셀을 해보거나 엑셀레이터의 가감에 의한 디테일은 좋습니다. 리니어한 차분함까지는 아니더라도 엑셀레이터가 바쁘게 움직일때도 이를 받아주는 엔진의 분주한 움직임이 나름 정제되어 있고
이 파워를 끊임없이 밀어부치는 모습은 '이제 국산차도 이런 차를 선택이 가능하네?' 라는 인상을 남기네요.
승차감은 예상했던 것보다 단단하지 않습니다. 한마디로 GT카 성향이죠.
채용된 19인치 타이어의 편평비가 전륜 40, 후륜 35이지만 그랜드 투어링 성향으로 조율되어 나긋나긋하면서도 안정적인 밸런스를 구현하고 있습니다.
아쉬운 것은 역시 엔진 사운드!
스포츠모드로 두고 밀어부치면 확실하게 엔진음이 바뀌어 질주본능을 자극하지만 그 사운드는 사운드 제네레이터에 의한 음색이라서 그런지 인위적인 느낌이 분명 있습니다.
2. 핸들링과 조향감과 같은 주행성능은?
일단 기아 스팅어에 들어간 랙타입 전자식 스팅어링휠(R-MDPS)과 그동안 현대기아에서 경험했던 조향감이 절대 아니라는 것은 확실하네요.
그 전에 탔던 다른 유럽산 차량이나 쉐보레가 가져갔던 조향감과 큰 차이가 없었습니다.
충분히 자연스럽고 코너공략에서도 정확한 반응을 가져갑니다. 어쩌면 스포츠성향의 자동차에 당연한 요소이지만 현대기아차의 그동안에 가장 부족한 부분이었기 때문에 이번 기아 스팅어의 조향감이 꽤 달라보이네요.
그리고 기아 스팅어를 보고 이번에 제대로 만들어보려고 노력했구나? 라는 생각이 들은 포인트는 바로 타이어였습니다.
미쉐린 PS4가 장착되어 있었는데 3.3트윈터보 모델들은 기본 장착되고 2.0터보 그레이드는 퍼포먼스 패키지를 추가하면 이 타이어가 들어가게 됩니다.
고성능으로 올라갈 수록 타이어의 역할이 커지죠. 그런면에서 370마력이라는 파워와 이에 맞는 차체/서스펜션을 받춰줄 신발도 충분히 갖춘것이라고 봐야합니다.
(그동안 현대기아의 커뮤니케이션을 보면 단순 수치로 최고라는 어필을 하곤 했는데 이제는 퍼포먼스 카에서 실질적으로 갖춰야 하는 것들을 이해하고 이를 이제야 제대로 조합하는 것 같습니다. )
실지로 하체반응도 인상적입니다.
무게중심이 끊임없이 이동하는 와인딩 로드의 코너공략에서도 이 차의 무게중심이 아래에 위치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코너를 물론 차선을 바꿀때에도 플랫하게 수평이동하는 느낌과 더불어 고속영역에서도 차체의 거동이 충분히 군더더기 없이 안정감을 운전자에게 충분히 전달하는 것은 이번 기아 스팅어가 스포츠 성향을 제대로 구현했다고 느낄 수 있는 증거였습니다.
현대기아차에서는 어쩌면 처음 맛볼 수 있는 느낌이었죠.
3. 기아 스팅어의 8단 미션은 어떤가?
새롭게 채용된 8단 미션도 충분히 스팅어의 스포츠성을 표출하는데 부족함이 없었습니다.
코너에서 탈출하는 엑셀링을 하면 상당히 즉각적으로 다운쉬프팅과 함께 충만된 RPM으로 엔진반응이 올라오고 이 흐름이 상당히 자연스러웠습니다.
물론 즉결감이 정말 좋다! 라는 정도는 아니지만, 8단 미션이 듀얼클러치 미션이 아닌데도 업/다운 쉬프팅에서 RPM의 바늘이 아주 깔끔한 느낌으로 변하는 것은 DCT로 착각할 만큼이나 인상적이었습니다.
4. 기아 스팅어의 익스테리어 완성도는?
기아 스팅어를 처음 접했을때 일단 좀 더 와이드하고 낮은 포지션임을 느낄 수가 있는데요.
차체의 길이가 쏘나타 뉴라이즈와 비교했을때 24mm, 전폭은 5mm 짧아 비슷한 수준이지만 전고는 무려 75mm나 낮기 때문입니다.
더구나 쿠페 라이크한 패스트백 라인으로 디자인 되면서 주행성을 위해 엔진위치를 뒤로 미룰 수 있게 보닛의 길이를 늘인 점, 최대한 실내공간과 디자인을 추구하기 위해 루프라인을 끝까지 당겨서 4도어 쿠페화 한 것은 기아 스팅어를 좀 더 스포티하게 보이게 했죠.
전면 디자인은 개인적으로 합격점을 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슈라이어 라인으로 대변되는 호랑이 그릴에 큼지막한 인테이크와 입체감이 강조된 프론트는 기아차의 첫번째 스포츠세단이라는 상징성을 부여하기에 부족함이 없다고 봅니다.
반면, 후면부로 가면 리어램프와 여러 라인들이 강력함보다는 조금은 어설프게 마무리된 듯한 느낌이 전면부보다는 아쉬움을 남깁니다.
하지만 멋지게 뻗은 루프라인과 듀얼팁 트윈머플러는 분명히 현대기아차가 만든 어설픈 세단이 절대 아님을 은연중에 표출하고 있습니다.
5. 기아 스팅어의 인테리어 완성도는?
이번에 시승해본 3.3트윈터보 GT모델은 브라운 원톤 실내였는데, 블랙/브라운/레드 이렇게 3가지중 선택이 가능합니다.
일단 기아차가 구현해왔던 실내보다 분명 럭셔리해졌습니다.
무광 알루미늄 재질의 포인트나 항공기 엔진모양의 송풍구, 레버와 버튼의 터치감각까지 신경을 쓴 모습이 역력하죠.
하지만 외관과 비교해보면 실내 디자인의 개성이나 기아차만이 추구하는 새로운 컨셉이 느껴지지는 않는점이 옥에티라고 보이네요.
6. 기아 스팅어의 2열 실내공간의 활용성은 어느 정도?
자, 앞서 이야기 했지만 보닛의 길이를 최대한 길게 설계 해서 엔진룸안에서 최대한 엔진을 앞바퀴 차축보다 최대한 뒤에 놓으려고 했습니다. 이로 인하여 승객석에서는 손실을 좀 본 것 같습니다.
실내의 폭은 쏘나타와 비슷하나 레그룸에서는 분명히 더 좁죠. 레그룸으로 따지면 거의 아반떼 정도의 공간느낌이죠.
2열에 앉았을때 다리사이의 공간은 성인이 앉으면 주먹 하나 정도 들어간 정도라고 보시면 됩니다.
그러나 루프라인때문에 머리가 닿을 것 같다거나, 너비가 답답하다거나 그렇지 않습니다.
패밀리 데일리 세단으로 활용한다면 가능한 수준인 것이죠.
7. 기아 스팅어의 트렁크는 어떤가?
트렁크는 패스트백 형태의 차에서 보여주는 방식대로 해치백 처럼 리어윈도우까지 열리는 방식입니다.
덕분에 짐을 승하차 시킬때 훨씬 용이하죠. 전반적으로 골프백이 들어갈 정도의 좌우폭을 가지고 있지 않지만 개방성에서 활용성은 좋을 것 같습니다.
다만 높이가 좀 낮은 성격을 가지고 있습니다.
골프백을 넣으면 이렇게 대각선으로 딱 들어가는 정도라고 보면 됩니다.
다만 골프백을 동일한 위치에서 하나 위로 또 올리기에는 높이의 제한이 있는 것이 살짝 아쉽습니다.
해치백과 같은 게이트 방식이라서 이 커버를 높이기에는 후방시야에 문제가 생기기 때문에 어쩔수가 없는 점이 있구요.
(기아 스팅어의 후방시야는 상당히 좁습니다)
8. 퍼포먼스를 고려해서 연비까지 논한다면?
시승차는 3.3트윈터보 GT모델에 4륜구동 AWD까지 들어갔으니 스팅어중 가장 낮은 연비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8.4km/L의 공인연비인데요. AWD를 뺀다면 8.8km/L로 올라갑니다. (2.0터보 가솔린 모델은 9.6~10.4km/L)
스팅어 GT모델로 실제 시내주행을 하거나 밀어부치면 4~5km/L까지 떨어지는 연비를 볼 수 있습니다. 실제 이런 연비는 스팅어 정도의 예산을 공략하는 소비자에게는 부담스러운 연비수치가 될 수 있죠.
물론 이런 퍼포먼스 모델에 연비를 논하는 것이 부적절하지만 브랜드 파워가 더 높은 수입차 브랜드 고성능 모델이 아닌 기아차라는 브랜드 파워를 고려하는 소비자에게 그럴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스팅어의 좋은 하체나 밸런스를 고려할때 2.0터보 모델의 퍼포먼스 패키지를 올려서 사는 것도 데일리카로 쓰면서 어느정도 연비가 필요한 소비자라면 적절한 선택이 될 수도 있다고 봅니다.
9. 기아 스팅어의 편의사양을 이야기하면?
론치컨트롤 기능이나 기계식 차동기어 제한 장치(M-LCD)등은 고성능 수입차에서 보던 기능을 기아차에서 볼 수 있어 신선합니다.
하지만 스포츠세단임을 고려하고 일반인 관점으로 따진다면
주행모드 기능이 스포츠모드 뿐만 아니라 커스텀 모드가 있어서 엔진/하체/스티어링휠 등을 각각 개별로 조절이 가능하게 한 점, 그리고 반자율주행 기능 '드라이브 와이즈'(현대차에서는 스마트센스라 불리죠)는 체감적인 사양으로는 가장 피부로 와닿습니다.
또한 스포츠 세단 답게 시트에 공을 들였다는 점
착좌감도 무난하고 몸통을 잡아줄 수 있도록 볼스터를 조절할 수 있고 허벅지 지지대의 사이즈를 조정할 수도 있는 것은 스포츠 세단으로 갖춰야 할 것들을 기본적으로 충족시키겠다는 것을 볼 수 있죠.
10. 기아 스팅어를 총평하면? 어떤 소비자가 선택해야하나?
자, 한마디로 이야기하면 기아 브랜드에서 이제 제대로된 고성능 모델을 만들 수 있다는 충분한 가능성을 보여줬다고 표현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유럽산 고성능 모델과 비해서 조향/하체/안정감/엔진반응/변속기 등에서 큰 차이점을 발견하기 어려웠고, 이런 퍼포먼스를 고려했을때 실질적으로 4천만원대로 이런 퍼포먼스를 느낄 수 있다는 것은 분명 가성비 측면에서는 인정할 만 합니다.
물론 기아차라는 브랜드로 연비에 무관하게 고성능 차량을 고르는 수입차에 익숙한 소비자에게는 어떤 어필이 될지가 변수이나, 기아차가 이러한 수준의 고성능 모델을 내놓았다는 것은 그래도 의미하는 바가 있는 것 같습니다.
BMW M을 엔지니어링했던 알버트 비어만이 현대차 그룹에 영입된 것은 현재의 이런 모습과 무관하지 않다는 생각을 하게 하네요.
역시 사람이 제일 중요한 건가요?
개인적으로 인상적이었던 기아 스팅어에 대한 10문 10답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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